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계속 오르자 대기수요자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올해와 내년 부동산시장 하락을 기대한 것과 다른 흐름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입주물량과 금리 등의 부담보다 풍부한 유동성과 서울 재건축 이슈가 가격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역별 편차가 크기 때문에 집을 구입할 때는 지역별로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17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소폭 상승했다. 서울이 0.04% 올랐고 서울 내에서도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마포구가 각각 0.07% 상승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6억17만원으로 KB국민은행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6억원을 돌파했다. 재건축단지가 대거 포진한 강남권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강북지역도 최근 서울 도심과 가까운 용산·마포·성동·종로구는 3.3㎡당 가격이 2000만원 안팎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유동성과 서울 재건축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봤다. 입주 물량과 금리인상 부담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점도 배경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입주물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시기가 올해 하반기고 금리도 아직 부담이 될 정도는 아니다”라며 “안전자산을 원하는 은퇴세대뿐 아니라 젊은 세대도 전세금을 이용한 갭투자 방식으로 집 매입에 나서 가격하락 압력이 예상보다 덜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아파트값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더 우세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서울은 오히려 공급이 부족하고 재건축 이슈 등으로 가격하락보다 하반기에도 소폭 상승이 점쳐진다”며 “집을 살 생각이라면 지속적인 하락을 기다리기보다 단기적으로 조정이 왔을 때를 노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가격상승은 서울과 지방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으로 전체 부동산시장이 좋다는 착시현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지방은 부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보합이거나 하락했다. 경남, 경북, 충북, 충남 등 기타 지방은 아파트 매매가격이 19주 연속 떨어졌다.
거래량만 놓고 보면 서울도 올들어 감소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3월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건수는 1만588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만7384건)보다 8.6% 줄었다. 박 위원은 “금리인상 가능성, 대출규제 강화, 경기도 등 지역에 따른 입주물량 부담이 있기 때문에 원리금 상환 등 철저한 자본계획이 없는 무리한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며 “특히 전체 부동산시장과 지역별 온도 차는 더 심화할 것”이라며 전체 시장이 아닌 지역별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