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3개 자치구의 아파트 값이 전고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아랑곳 없이 서울 전역에서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진 것이다.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등 강력한 규제가 다수 포함된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의 집값 상승세도 당분간 주춤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한편에서는 지금과 같은 수급불균형이 지속되는 한 이번 대책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2044만원(이하 3.3㎡당)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고점인 2010년 3월 1848만원보다 10.6%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 6월 말 서울 아파트 값이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처음으로 2000만원을 넘어선 뒤에도 상승세가 이어진 상황이다.
자치구별로는 양천구와 도봉구를 제외한 23개 자치구가 모두 전고점을 돌파했다. 대개 서울의 아파트 값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7~2010년에 매매가 최고점을 찍은 자치구들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서울 전 지역이 동반 하락하면서 각 자치구도 장기간 부동산 침체를 겪었다.
서울의 아파트 값은 2014년 1월 1622만원으로 바닥을 찍고 반등했다. 당시 정부가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 재건축 연한 단축,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영향이었다.
강남권은 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아파트 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4월 3608만원을 기록해 전고점인 2007년 1월 3550만원을 10년 만에 회복했다. 이후에도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며 지난달 말에는 3844만원을 나타냈다.
송파구 역시 지난달 말 2744만원으로 10년 만에 전고점(2007년 1월 2596만원)을 넘어섰다. 송파구는 잠실주공5단지의 재건축이 본격화하면서 매매가 상승을 이끌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무산으로 침체를 겪었던 용산구(2648만원)도 최근 전고점(2010년 3월 2592만원)을 회복했다. 미군기지 이전과 용산공원 개발, 신분당선 연장선 등 각종 개발 호재가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공아파트의 재건축이 속도를 내고 있는 노원구도 전고점인 2008년 9월 1217만원을 넘어 지난달 말 1322만원을 기록했다. 재건축이 활발한 강동구 역시 2051만원으로 2006년 12월 2016만원을 최근 넘어섰다.
양천구와 도봉구는 지난달 말 각각 2122만원, 1154만원을 기록해 전고점인 2225만원, 1186만원에는 아직 못미쳤다. 하지만 두 지역 역시 목동 재건축, 창동역세권 개발 등 호재가 발생하면서 전고점에 다다르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내 놓은 '8·2 대책'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서울의 아파트 값을 잡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대책에 따라 서울 전역과 과천, 세종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강남4구를 포함한 서울 11개구와 세종은 투기지역으로 중복지정됐다.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는 최대 30%까지 낮아지고 투기지역의 주택담보대출은 가구당 1건으로 제한된다.
지난 '6·19 대책'으로 지정된 40개 조정대상지역의 양도소득세는 10~20%포인트 가산되고 청약1순위 자격요건도 강화된다.
대출이 줄고 양도세가 늘면 시세 차익을 노린 '갭투자'가 어려워 진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으로 갭투자는 원천 봉쇄될 것"이라며 "과열지역 중심으로 안정효과가 클 듯 하다"고 말했다.
반면 그동안 대책과 마찬가지로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서울은 새 아파트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저금리 영향도 있어 꾸준히 상승한 것"이라며 "단기간은 억제 효과 있겠지만 장기간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