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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투자해온 틈새상품, 주차장 상가
 
"최고 경쟁률 250:1, 최고 낙찰가율 214%."
인기 높은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아니다. 지방의 혁신도시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입찰에 부친 주차장 용지의 낙찰가율과 경쟁률이다. 요즘 지방의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주차장 용지가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아는 사람만 투자하던 상품에서 이제는 자산가나 일반 투자자들도 관심을 보인다. 수익형 부동산의 틈새상품인 셈이다.

주차장과 상가의 하이브리드
우리나라가 주차장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불과 3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1980년대 말부터 정부 차원의 고민이 시작됐는데, 부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던 중형 승용차가 중산층으로까지 대중화되던 때이기도 하다. 초기의 주차선 규격은 주한미군의 주차장 크기를 모방하여 2.5×6미터였다고 한다. 그러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2.3×5미터로 조정된 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도쿄에서는 대부분의 나대지가 주차장으로 운영된다. 필자도 일본을 자주 가면서 항상 궁금했던 사실이 땅값이 비싼 도쿄의 나대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면 과연 수지가 맞겠나 하는 거였다.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일본에는 "차고증명제도"가 있어 자동차를 구매할 때 보험과 함께 차고증명서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주차장이 없으면 자동차를 구입할 수 없다는 말이다. 서울의 아파트 같으면 빈자리 아무 데나 주차해도 된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맨션을 분양할 때 주차장 구입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구입한 후에는 같은 자리에 주차를 해야 한다. 사생활 노출 등의 불편한 사항이 있긴 하지만, 도로에 불법 주차하는 위험을 방지하고 도로교통의 원활화를 도모하는 차원에서 좋은 제도라고 본다.

일본처럼 주차비용이 비싸고, 주차장에 대한 규제가 강한 나라라면 주차장 상가도 장사가 꽤 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높은 경쟁률과 낙찰가율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 간다.

주차장 상가로 알려진 주차장 용지는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공급된다. 총면적의 30%는 상가나 오피스텔 등 상업시설이 가능하고, 토지가격 또한 30~40% 저렴해서 인기가 있다. 주차장 용지는 아는 사람만 투자하는 알짜 틈새상품이다. 상가와 오피스텔로 총면적의 30%를 채울 수 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투자비용을 모두 뽑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적절한 수익도 발생한다. 주차장 상가 대부분이 1층과 2층에만 상가를 두는데 실제 상가는 1, 2층의 가격이 가장 높고 분양 또한 잘되기 때문이다. 위층으로 갈수록 분양이 되지 않을뿐더러 분양가도 낮다. 상가사업자 입장에서 1층이 모두 분양되고 나면 이후로는 여유 있게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LH 주차장 용지 낙찰 현황을 살펴보면 주차장 상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2013년에 69개의 주차장 용지가 입찰에 들어갔는데 낙찰가율 200% 이상인 용지는 단 2곳에 그쳤다. 그런데 2015년이 되자 64개의 주차장 용지 중 200%가 넘는 낙찰가율을 보인 곳이 무려 14개에 달했다. 아파트 청약경쟁률 못지않다.

자동차가 늘어날수록 높아지는 주차장 용지의 인기
요즘 주차장 상가가 주목을 받는 배경에는 엄청나게 풀린 유동성과 지속되는 저금리가 있다. 투자할 데가 마땅치 않은 자금이 이런저런 투자처를 돌아다니다 안정적이면서 수익성도 높을 것 같은 주차장 용지로 향한 것이다. 물론 국민의 차량 보유대수가 늘면서 주차장이 부족해졌다는 데에도 원인이 있다. 2015년 말 현재 국내에 등록된 자동차는 2,000만 대가 넘는다. 국민 2.46명당 자동차를 1대씩 보유하고 있는 꼴이다. 이처럼 차량이 늘면서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공급되는 주차장 용지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갔다.




수십억 몸값을 자랑하는 유명 배우들 대부분이 부동산 재테크에 능하다. 그중 주차장 용지를 매입해 재미를 본 사람이 있는데 중견 여배우 K 씨다. 2006년 119억 원에 매입한 청담동의 주차장 용지가 10년도 되지 않아 2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한다. 매달 3,000만 원 이상의 월 수익도 발생한다니 "특급" 칭찬을 받아야 하는 재테크 실력이다.

필자가 거주하는 마곡지구에도 D주차장 상가가 있다. 1층과 2층, 8층이 상가이고 나머지 층은 모두 주차장이다. 이 정도만 상가로서 의미가 있고 나머지는 사무실에 가까우니 좋은 기획력이다. 상업용지이면서 주변에 관공서가 많아 위치도 나쁘지 않다. 관공서가 많으면 주차 수요가 늘어날 뿐 아니라 주차단속도 강해지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주차비가 하도 높아 황당한 일도 벌어진다고 한다. 2011년 호주에서는 시드니의 시내 3시간 주차비가 89AUD(호주 달러)인데 주차위반 벌금이 86AUD였다고 한다. 오히려 벌금을 무는 게 더 경제적이니 이런 곳에서는 주차장 상가가 영업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주차장 용지의 용도 지역을 확인하라
주차장 상가에 투자할 때는 몇 가지 점을 유의해야 한다. 주차장 규제가 심하고 주차비용이 비싼 일본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불법 주차가 만연하고 주차단속 요원들과 자주 실랑이가 벌어지는 우리나라에서는 점검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 먼저 주차장 용지의 용도 지역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거·준주거·상업지역 중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지을 수 있는 층이나 규모가 달라진다. 어렵게 이야기하면 건폐율, 용적률, 층수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상업지역이다. 원래 상가 용도에 최적화되어 있고 주차장 이용객들도 많기 때문이다. 또, 다른 용도의 주차장 용지 중에는 상가를 아예 넣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곳도 있으니 잘 파악해야 한다. LH공사에서 입찰하는 주차장 용지 중 유찰된 용지 대부분이 주거지역에 속했다. 주거지역이나 준주거지역은 가구마다 주차장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영업이 쉽지 않다.

최근에는 주차장을 위탁운영하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여 주차장 용지의 관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위탁업체에 관리를 맡길 경우 주차장 운영수익이 높아진다고 한다. 그러면 상가도 영업이 잘될 가능성이 크다. 외부 수요도 중요하지만 주차하는 고객들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상가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유의해야 할 점은 주차장 용지를 개발할 때 상가를 분양하면서 주차장 지분까지 포함해서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해관계인이 늘어나 위탁업체에 관리를 맡기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위탁이 불가능해지면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직영하면 좋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오히려 많다.

뉴욕 맨해튼에는 10평에 불과한 주차장을 11억 원이 넘는 가격에 판단다.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같은 고가 자동차도 10억을 넘는 예가 드문데 주차장이 자동차보다 비싸다니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 듯하다. 그러나 황당해하지 마시라. 이 주차장은 430억 원의 초호화 콘도인 그리니치빌리지에 부설된 주차장이다. 주차 시 각 세대 전용 출입구로 연결되기에 실질적으로는 필수 옵션이다. 430억짜리 집에 11억짜리 주차장이라면 나름대로 합리적인 것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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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부동산114


등록일 :  2017-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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