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이 수도권 1기 신도시를 넘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재건축에 집중되면서 리모델링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모양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26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부영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등촌 부영아파트 리모델링은 정부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후 강서구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아파트 리모델링은 전면 철거 방식인 재건축과 다르게 기존 건물의 내력벽은 유지한 채 단지를 바꾸는 것이다.
리모델링 사업은 성남시 분당 등 수도권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추진됐다. 정부가 2014년 가구 수를 15% 이내에서 늘리는 수직증축(최대 3개층)을 허용하면서 주목을 받았으나 재건축보다 사업성이 낮아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다.
하지만 정부의 잇단 규제가 재건축에 집중되면서 리모델링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재건축은 정부 규제에 따라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분양가 상한제 등을 적용 받으나 리모델링은 이런 규제에서 자유롭다.
또 가능 연한도 재건축이 30년인 반면 리모델링은 15년이다. 사업 절차도 '조합 설립→안전진단→건축심의→행위허가→이주·착공→입주' 등으로 재건축에 비해 간소하다.
현재 수도권에서만 2만가구 이상이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가장 활발한 곳은 분당이다.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들이 최근 하나둘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와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설계안이 지난달 22일 성남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앞서 분당 한솔주공 5단지도 지난 8월 건축심의를 통과한 바 있다. 건축심의는 리모델링 설계안을 최종 점검받는 것으로 막바지에 속한다. 성남시가 1차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한 5곳 가운데 4곳의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분당 등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한 이유는 이들 단지가 용적률 200% 내외의 중층으로 재건축을 하면 사업성이 낮아 원활하게 추진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이 같은 이유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첫 단지도 분당(매화마을 1단지)에서 나왔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강남을 비롯해 서울 전역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가 등장하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가 지난달 주민총회를 열고 3개층을 수직증축하는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1753가구 규모의 대치2단지는 리모델링을 거쳐 2015가구로 늘어날 계획이다. 늘어나는 262가구는 일반 분양될 예정이다.
성동구 옥수동 극동아파트도 리모델링을 통해 현재 900가구를 1035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강서구 등촌동 부영아파트도 리모델링 시공사를 선정했다. 이 밖에 용산 동부이촌동 점보, 영등포 여의도 목화, 광진 워커힐아파트 등도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 곳곳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업계는 리모델링 사업이 단기간에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늘릴 수 있는 가구 수가 제한적인데다 안전문제를 이유로 내력벽 규제가 있기 때문이다. 내력벽이 있으면 증축에 한계가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로 리모델링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재건축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내력벽 문제는 물론 부담금이 적지 않아 재건축과 같이 단기간에 시장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