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시장은 ‘상고하저’의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에는 지속된 저금리 기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기부양 기대감 등이 맞물려 전국 집값이 크게 올랐다.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를 피하기 위해 서울 재건축 아파트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에 정부는 8·2 대책, 10·24 가계부채 대책 등을 잇달아 내놨고, 뜨거웠던 부동산 열기는 식어가기 시작했지만 대기수요가 많은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지역 상승세는 쉽게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 8·2 대책 발표 후 부동산 거래 '주춤'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새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에 가격이 급상승했다. 올해 말까지 유예가 적용되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를 피하기 위해 서울 재건축 아파트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상승세를 이끌었고, 저금리를 이용한 갭투자와 실수요가 맞물리며 일반 아파트도 매매가격 상승폭이 컸다.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부동산 과열을 진정시키고자 했던 문재인 정부는 조정대상지역 선정, 전매제한 기간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6·19 대책을 발표했으나 이미 달아오른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후 정부는 서울, 세종 등에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을 지정하고 양도소득세 중과,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강화 등을 담은 8·2 대책을 발표, 가파른 상승세가 멈췄다. 거래시장 역시 위축된 매수세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더해 정부는 신(新) DTI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을 담은 10·24 가계부채 대책도 추가 발표하면서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팔라고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이 4.05% 올랐다. 지역별로는 세종시가 10.74% 변동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8.2 대책으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에도 국회이전 등 행정수도 공약이 가시화되면서 투자수요가 많았다.
서울은 둔촌주공, 잠실주공5단지 등 사업 진척이 빨라진 재건축 아파트가 상승을 이끌면서 8.35% 상승했다.
경기는 서울과 인접한 하남, 과천, 구리 등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2.40% 올랐다.
부산과 인천도 각각 2.38%, 2.11% 상승했다. 2016년 공급과잉으로 약세를 보였던 대구는 8.2 대책에 대한 풍선효과로 2.05% 상승했고 강원은 속초, 강릉 등 평창 동계 올림픽 효과가 지속되며 올랐다.
반면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 아파트 시장은 침체된 모습이다.
경상권과 충청권 아파트 시장은 2016년에 이어 하락장이 지속됐다. 경남은 조선 중공업 지역기반 산업 침체가 부동산 시장까지 미치면서 거제, 창원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지며 1.71% 하락,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경북도 공급과잉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1.61% 하락했다. 충청도 분양 호황기 때 공급된 아파트들이 입주를 시작해 매물이 쌓이며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충북이 1.15%, 충남이 0.79% 하락했다.
◇ 내년 집값 하향조정 될 듯…서울 등 일부 강보합 전망
내년 아파트 시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내놓은 수요억제책들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당장 1월부터 DTI 제도를 개선한 신 DTI가 시행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한다. 여기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4월부터 강화될 예정이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매매가격 하향조정과 매수자의 관망세가 이어지며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그 충격은 지역별로 달리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올해 단기 급등했던 서울 등 일부 지역의 가격 상승세는 둔화되겠지만, 정부가 칼끝을 겨누고 있는 서울과 서울 인접 지역은 탄탄한 실수요와 신규 주택에 대한 잠재수요가 많아 강보합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반면 지방광역시는 규제대책에 대한 파급효과와 공급과잉이 맞물리며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세종과 부산, 대구 일부 지역을 제외한 기타 지방의 매매가격 하락폭은 클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