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동 짜리 이른바 ‘나홀로’ 아파트는 부족한 커뮤니티 시설 등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찬밥 신세를 겪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떤 곳에 있느냐에 따라 몸값도 제각각이다.
실사용 면적이 넓고 커뮤니티 시설을 다양하게 갖춰 입주 후 주변 집값을 이끄는 ‘대장주’ 단지 옆이라면 찬밥 걱정은 덜어도 될 것 같다. 대단지 주변에 있는 나홀로 아파트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집값이 유독 많이 오른 강남권이 아니더라도 이런 현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000가구가 넘는 서울 종로구 ‘경희궁자이’가 그런 예다. 경희궁자이는 작년 2월 입주 전부터 전용 84㎡가 10억원을 돌파하며 서울 사대문 안 최고가 단지가 될 정도로 일대 대장주 아파트로 자리잡았다. 이 덕에 경희궁자이에 둘러싸여 있는 나홀로 아파트인 ‘동아아파트’도 상승세를 타서, 지난해 2월 3억2000만원에 거래됐던 이 아파트 전용 84㎡가 1년도 채 안 돼 2억원이 오른 5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3월엔 5억9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 1221가구짜리 대단지인 서울 영등포구 ‘아크로타워스퀘어’가 지난해 9월 입주한 이후 길 건너 1동짜리 아파트 ‘영등포현대프라자’가 수혜를 봤다. 이 단지 전용 68㎡는 지난해 6월 3억4500만~3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에는 3억9400만원에 계약이 됐다. 인근 '영등포브라운스톤'(118가구)도 비슷해서, 올해 2월 전용 84㎡가 5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상반기엔 4억3000만~5억500만원에 팔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3월 입주 때 주변 전셋값까지 뒤흔들었던 3658가구짜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도 주변 나홀로 단지 상승을 이끈 단지 중 하나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대우아파트’(1986년 입주) 전용 96㎡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까지 4억7000만~5억275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11월엔 6억원에 팔렸고 올해 1월엔 6억3000만원에 계약됐다.
나홀로아파트는 가구 수가 작고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을 때가 많아 보통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대단지 새 아파트와 함께 동반 상승하는 이유는 대단지가 옆에 들어서면 개선된 주변 인프라를 나홀로아파트까지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VIP컨설팅팀 수석부동산컨설턴트는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주변 집값을 끌어올리는 현상이 갈수록 강해지고, 나홀로 단지 시세를 이끌기도 한다”면서 “투자 목적으로 나홀로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을 추천하진 않지만, 주변에 대단지 새 아파트가 있다면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