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가구 이상 아파트..보통 여러 건설사 연합 시공 대단지 단독 시공은 작년 14%에 불과…희소성 부각 주택건설 역량 총동원…단독 브랜드 프리미엄 높아
여러 건설사가 함께 시공한 아파트보다 건설사 한 곳이 단독으로 지은 아파트의 몸값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를 걸고 짓는 만큼 컨소시엄으로 시공할 때보다 꼼꼼하게 짓는데다 단지 이름에도 한 건설사 브랜드만 들어가 프리미엄(웃돈)이 더 붙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10대 건설사가 단독으로 시공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희소성까지 부각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 롯데건설이 단독 시공한 ‘강동 롯데 캐슬퍼스트’는 전용면적 59.99㎡형 평균 매매가격이 지난 18일 기준 7억5333만원으로 1년 전(5억5500만원)에 비해 36% 올랐다. 반면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컨소시엄을 이뤄 공동 시공한 인근 암사동 ‘프라이어팰리스’ 전용 59.98㎡ 매매값은 5억1500만원에서 6억7000만원으로 30% 상승하는데 그쳤다. 두 단지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하지만 강동 롯데 캐슬퍼스트 입주일이 1년 2개월 늦고 단지도 3226가구로 프라이어팰리스의 1622가구보다 많아 연령이나 규모 면에서 유리한데다 단독 시공 브랜드 가치까지 더해지면서 집값이 더 많이 올랐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동대문구에서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지은 2379가구 규모의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는 전용 84.99㎡형 매매 시세가 작년 5월 평균 6억2500만원에서 최근 8억8000만원으로 1년 새 41%나 뛰었다. 반면 삼성물산과 두산건설이 연합해 시공한 인근 2652가구 규모의 ‘답십리 래미안 위브’ 전용 84.96㎡형은 같은 기간 6억4500만원에서 8억9000만원으로 38% 상승했다. 답십리 래미안 위브는 2014년 4월 입주로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보다 1년 늦어 절대 매매가는 높았지만, 상승률 면에서는 뒤처진 것이다.
아파트 분양권도 마찬가지다. 내년 6월 입주를 앞둔 강동구 명일동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총 1900가구) 전용 84㎡형은 이달 8억8900만원(18층)에 거래돼 분양가(7억5900만원)에 비해 1억3000만원 가량 올랐다. 다음달 전매 제한이 풀리는 마포구 대흥동 ‘신촌 그랑자이’ 전용 84㎡형도 호가가 12억~13억원으로 분양가(7억400만~8억4700만원) 대비 최소 3억5000만원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
보통 대단지 아파트는 여러 건설사가 함께 시공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지어진다. 규모가 큰 만큼 위험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때문에 1000가구 이상 대단지를 한 건설사가 단독 시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160개 단지 중에서 10대 건설사가 단독 시공한 곳은 22개 단지(14%)에 불과했다.
책임을 함께 지는 공동 시공에 비해 단독 시공할 경우 브랜드를 걸고 짓는 만큼 최신 건축 기술과 고급 마감재 등 주택 건설 역량을 총동원하는 경우가 많다. 단지명을 지을 때에도 컨소시엄의 경우 건설사의 브랜드를 모두 넣거나 아예 새로운 브랜드로 작명하기 때문에 단일 브랜드보다 프리미엄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실제 강동 프리미어 팰리스의 경우 이름만으로는 시공사를 가늠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연합군이 집을 짓다보면 각 건설사별로 나눠 시공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사비가 많아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연결된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자들의 기준이 더욱 세분화하고 있다”며 “대단지의 선택 기준에서도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상품성, 희소성, 브랜드 프리미엄 등 ‘3박자’를 누릴 수 있는 단독 시공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는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