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개편방안이 공정시장가액비율의 점진적 인상과 종합부동산세율 상향으로 결론 나면서 다주택자들이 지방에 소유한 주택을 서둘러 처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또 보유세 개편 여파로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3일 보유세 개편안 권고안을 확정, 정부에 제출했다.
재정개혁특위는 먼저 현행 8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 5%포인트(p)씩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종부세율도 0.05~0.5%p 상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세율 인상폭은 과표 구간별로 △6~12억원은 0.75%에서 0.8%로 △12~50억원은 1%에서 1.2%로 △50~94억원 1.5%에서 1.8% △94억원 초과는 2%에서 2.5%로 조정할 것을 주문했다.
권고안에 따라 종부세를 추산하면 서울 강남지역에 공시가격 10억원 1주택자는 현재 종부세 40만원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 5% 인상할 때 42만5000원 △10% 인상 45만원 △15% 인상 47만5000원으로 오른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세부담은 1주택자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가령 공시가격 10억원씩 2주택자는 현행 종부세가 1120만원이다. 공시가격에서 6억원을 뺀 금액에 현행 공정시장가액 비율과 현행 세율(1.0%)을 곱한 금액이다.
권고안에 따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인상하고 과표구간에 따라 세율을 1%에서 1.2%로 강화하면 △공정시장가액비율 5% 인상할 때 1428만원 △10% 인상에 1512만원 △15% 인상에 1596만원으로 점차 세금이 늘어난다. 현행 기준보다 최대 308만원을 더 내야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들의 세금 부담이 늘어 이른바 '똘똘한 1채'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주택자들의 증여가 늘어나는 한편 서울과 지방의 부동산시장 양극화가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세표준 12억원 이하의 1주택자는 종부세 부담 증가가 미미하고 비싼 주택이라도 일반적인 고가주택과 '그들만의 리그'인 초고가 주택 간의 차별적 세 부담으로 중산층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박 전문위원은 "현재 3주택 이상자가 첫 집을 팔 때 최고 양도세율이 62%에 달해 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무거워지면서 절세 차원에서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보유세는 양도세 중과와 달리 (조정대상지역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적으로 적용돼 다주택자들이 상대적으로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지방 주택을 처분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보유세 개편이 똘똘한 1채 현상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 소장은 "부동산 시장 양극화 해소를 위해 보유세를 지역별로 차별화하고 주택 보유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