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아파트·연립·다세대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평균 5.32% 오른다. 지난해 집값이 급등했던 서울 지역의 공시가격은 14% 넘게 올라 2007년(28.4%)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부는 서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공시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은 68.1%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1일 기준 전국 공동주택 1339만가구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지난해(5.02%)보다 소폭 올라 평균 5.32%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예정치로 1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소유자들의 의견청취 등을 거쳐 30일 관보를 통해 최종 공시된다.
공시가격은 지역별로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서울(14.17%), 광주(9.77%), 대구(6.57%) 등 최근 집값이 오르고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은 전국 평균을 웃도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울산(-10.50%), 경남(-9.67%), 충북(-8.11%), 경북(-6.51%), 부산(-6.04%) 등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져 있는 10개 시·도의 공시가격은 하락했다.
1가구 1주택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이 되는 공시가격 9억원(시세 12억원 정도) 초과 공동주택은 지난해 14만807가구에서 올해 21만9862가구로 8만가구(56.1%)가량 늘어났다.
최근 가격이 급등했거나 상대적으로 시세와의 격차가 컸던 고가 주택의 공시가격이 집중적으로 인상됐다. 시세 12억~15억원 고가 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평균 18.15%에 이른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시세 12억원 초과 주택은 전체 공동주택의 2.1%”라며 “그 이하의 대다수 중저가 주택은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지 않아 세 부담이나 건강보험료 및 복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아파트(전용 167㎡)는 올해 공시가격이 4억23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9.0% 올랐지만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건강보험료는 각각 8만1000원, 4000원 늘어날 뿐이다.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을 지난해 수준으로 묶어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홍정훈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간사는 “공동주택은 토지나 단독주택 등 다른 부동산과 달리 시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데도 현실화율을 올리지 않았다”며 “정부의 과세형평성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