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여파로 재건축 거래는 줄어든 반면, 공급 감소 우려로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늘어 고가·신축 아파트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8월 서울 지역에선 총 1156건(2일 기준)의 아파트가 거래 신고됐다. 주택거래 신고 기한이 60일이어서 거래량은 더 늘어나겠지만, 현재까지 신고된 이들 거래가 집값 통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8월 실거래 내역을 분석해보면 한때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하던 재건축 아파트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은 지 30년이 넘어 재건축 연한을 채운 아파트는 82건으로 전체 거래의 7.1%에 불과했다.
준공 30년 초과 재건축 단지 거래 비중은 5월 17.3%를 기록한 뒤, 6월 14.1%, 7월 9.1%까지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 추가 감소해 2~3개월 새 약 절반으로 줄었다.
정부가 공공택지에 이어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겠다고 거듭 예고하면서 거래가 줄었다. 분양가상한제로 재건축 사업성이 악화하면, 주택 매수에 따른 시세차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거래가 줄어든 것이다.
이에 반해 지은 지 10년이 안 된 신축 아파트 거래 비중은 증가했다. 5월 18.7%이던 신축 아파트 거래 비중은 7월 20.5%로 늘어난 뒤, 8월 25.8%까지 치솟았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반발해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사업을 중단할 경우 주택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새 아파트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신축 거래가 늘었다. 또 재건축보다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 폭이 작았던 신축 아파트가 '가격 키 맞추기'식으로 거래가 된 것도 이유다.
이는 집값 통계로도 확인된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03% 떨어져 2주 연속 하락했고, 일반 아파트는 0.06% 상승해 오름폭을 키웠다.
가격대별로는 고가 아파트 거래가 늘었다. 8월 실거래 내역 중 6억원이 넘는 중·고가 아파트 거래는 521건으로 전체의 45.1%를 차지했다. 12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148건으로 12.8%였다.
서울 집값이 장기간 하락했던 연초 실거래 내역을 보면 6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은 32%~34% 정도에 불과했다. 초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10.5% 수준이었다.
새 아파트 희소성이 커지고, 정부 규제에도 집값이 상승세를 지속하자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은 소위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생기면서 고가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대표 신축 단지인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 주택형과 전용 94㎡는 지난달 각각 27억7000만원, 29억2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초구 대장 주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도 48억원에 팔려 신고가를 다시 썼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현재 서울 아파트값은 전반적으로 오른다기보다 신축, 역세권 고가 단지들이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단지의 거래가 언제까지 이어지느냐에 따라 집값 향방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