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연령층의 서울지역 주택매매 거래가 1년6개월 새 7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 매입은 강남4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집값 상승폭이 큰 지역에서 특히 늘었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가 많아 집값이 하락할 경우 세입자가 ‘깡통전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13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서울에서 30대의 주택매매 건수는 지난해 1월 1026건에서 올 7월 6908건으로 6.73배 늘었다. 올 들어 30대가 대출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집을 사는 ‘영끌’에 나선 결과다. 같은 기간 서울의 전체 주택매매 건수는 6040건에서 2만6662건으로 4.4배 늘었다.
서울의 연령대별 주택매매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1월 16.9%에서 올 7월 25.9%로 크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1.4%에서 24.8%로 늘었고, 50대의 비중은 19.7%에서 19.5%로 오히려 감소했다.
타 지역과 비교할 때 유독 서울에서 30대의 매매거래 증가폭이 컸다. 전국 기준으로 보면 30대의 매매는 해당 기간 동안 3.0배 늘었고, 수도권인 경기도 역시 3.63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30대가 영끌은 하되 집값 상승이 계속 기대되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찾아 집중적으로 매집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서울에서도 강남4구와 마·용·성 등 집값 상승폭이 큰 지역에서 30대의 매매비중이 특히 늘었다. 30대의 매매거래에서 강남4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월 13.4%였지만 지난 7월에는 17.0%로 3.6%포인트 늘었다. 마·용·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9.2%에서 11.4%로 늘었다. 자치구별로 30대의 매매거래 상승폭이 가장 큰 지역 1~2위도 송파구(10.3배)와 성동구(10.0배)가 차지했다. 성동구는 최근 4년간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 1위(85.3%)이고, 송파구는 4위(69.0%)다.
30대는 통상 세입자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를 하는 사례가 많아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 의원이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 1~7월 경매로 인해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미수금 규모가 589억원(1349건)으로, 2018년(602억원)과 2019년(730억원) 규모에 벌써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 시기에 대출 등을 통해 갭투자에 나섰던 집주인들이 세금과 이자를 견디다 못해 집을 경매에 내놓으면서 벌어지는 일로 부동산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박 의원은 “최근 ‘깡통전세’ 등으로 인해 세입자가 제대로 보증금을 못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전세보증보험 등 세입자 주거안정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