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계약 비율이 1년 만에 50%를 넘어섰다. 그러나 금리가 크게 뛰면서 전세대출 이자 부담에 계약갱신 시 보증부 월세를 포함한 월세화 사례가 늘어난 데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비율은 63%로 낮아지는 등 임차인이 권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갱신계약 비율은 50.3%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처음 자료가 공개된 지난해 6월 29.7% 수준이었는데, 점차 증가해 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파트, 빌라 등 전체 전·월세로 보면 계약 18만5481건 중 기존 계약을 갱신한 계약은 7만3352건으로 갱신비율은 평균 39.5%였다. 이중 전세 신규계약 비율은 52.9%인 반면, 월세는 72.6%에 달해 전·월세 간 신규계약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비율은 전세의 경우 34%, 월세는 14.3%로 역시 차이가 발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아파트 월세 거래가 많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대출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진 세입자가 계약갱신 때 전세금을 올리는 대신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계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6월 서울에서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임대차 거래는 4만2087건으로 집계됐다. 2011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이자, 4만건을 넘은 것도 처음이다.
반면 갱신계약 중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율은 62.9%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이 비율은 70%에 근접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계약갱신 과정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할 수 있음에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권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거래가 27.1% 수준에 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