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실거래가①강남역 일대 국토교통부가 지난 17일 오피스텔 실거래가를 공개했다. 그동안 아파트, 단독주택 등에 한정해 제공하던 것을 오피스텔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공개되는 항목은 거래금액ㆍ단지명ㆍ거래일자ㆍ면적ㆍ층 등이다.
오피스텔 실거래가 공개로 투자에 나서거나 전ㆍ월셋집을 찾는 세입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공개된 오피스텔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서울 강남ㆍ마포 일대, 경기 분당ㆍ일산신도시 등 주요 오피스텔촌의 시장 동향을 살펴본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역삼역, 선릉역, 삼성역으로 이어지는 테헤란로 주변은 서울 강남권을 대표하는 오피스텔 밀집지역이다. 강남구 전체 오피스텔 물량(약 2만3500실) 중 절반이 넘는 1만2900실 정도가 테헤란로와 접한 역삼ㆍ삼성동 일대에 포진해있다.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오피스텔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다. 1995년을 전후해 안철수연구소·두루넷·네띠앙 같은 정보통신 벤처기업의 입주가 봇물을 이루면서 이 곳에 근무하는 직장인을 배후로 한 오피스텔촌이 형성됐다.
임대 수요는 인근 기업체나 외국계기업 근로자가 대부분이다. 대학생이나 학원가 수요도 많다. 유학생이나 유흥업소 종사자 등 보증금 없이 2~3달만 거주하는 단기 임대수요도 적지 않다.
1~2인 가구가 주요 수요층이다 보니 전체 물량의 80% 이상은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평형이다. 특히 최근 들어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수요가 늘면서 소형 원룸 형태의 상품 공급이 일반화되고 있다.
거래는 신축 소형 오피스텔 위주로 많이 이뤄진다. 삼성동 E공인 관계자는 “임대 수요의 특징상 새 집을 더 선호한다”면서 “입주 연차가 오래될수록 거래가 드물고 전?월세 가격이 보합세 내지는 소폭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 오피스텔 밀집 지역인 서울 강남 테헤란로 전경
입주 1~2년차 오피스텔 전월세 거래 많아
실제로 국토교통부에서 공개한 2015년 1~3분기 오피스텔 실거래가 정보를 살펴보면 입주 1~2년 차인 강남역 효성해링턴 타워 더퍼스트,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 시티, 강남역 쉐르빌의 거래가 많았다.
강남역 센트럴 푸르지오 시티는 올해 4월 입주했다. 전용면적 20~29㎡의 소형 주택형으로만 구성됐으며 총 728가구 규모다. 일대에선 가장 신축 건물인 데다 강남역 1번 출구가 걸어서 1분 거리로 가까워 임대 수요가 꾸준하다.
소액 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 문의가 많지만 매매 거래가 원활한 편은 아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권은 분양가가 비싸다 보니 투자자가 원하는 연 5% 이상의 수익률을 맞추기 어렵다”면서 “이 단지는 분양가 대비 1000만~200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그 이상은 거래가 힘든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지 전용 23㎡형은 올해 3월 2억5738만원에 거래된 이후 5~7월 사이 총 3건이 2억7500만~2억8020만원 선에 거래됐다.
전세나 반전세는 찾는 사람이 많지만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입주 물량이 정리된 영향이다. 국토부 자료를 살펴보면 입주 초기인 올해 6월까지 한 달에 10~20건씩 이뤄지던 전세 거래는 최근 자취를 감췄다. 한 달에 많게는 20건씩 거래되던 반전세 거래량도 최근 한 달에 1건 정도로 줄었다.
월세 역시 거래량이 줄었지만 임대료는 입주 초기보다 올랐다. 올해 4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80만~85만원선에 거래되던 전용 24㎡형의 월 임대료는 지난 8월 95만~110만원까지 뛰었다.
지난해 7월 입주를 시작한 강남역 효성해링턴 타워 더퍼스트 역시 전월세 거래가 많다. 전세는 물건이 넉넉하지 않아 나오는 대로 바로 소화된다. 월세는 수요가 꾸준해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 중이다.
강남역 효성해링턴 타워 더퍼스트 전용 24㎡형 전셋값은 2억~2억2000만원 선이고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임대료 85만~95만원 선이다.
불황에도 안정적인 수요 자랑
임대 수요가 꾸준하지만 수익률은 만족스러운 편이 아니다. KB국민은행이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조사한 강남구 오피스텔 평균 임대 수익률은 연 5.11%다. 전국 평균인 연 6.02%에 못 미친다. 최근 수익률도 하락세다. 2013년과 2014년 기준 강남권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은 연 5.13%였다.
전월세 거래가 많았던 신축 오피스텔 3곳의 수익률 역시 연 4.7~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오피스텔 공급물량이 늘어난 데다 다른 지역보다 분양가가 높기 때문이다.
역삼동 청담공인 관계자는 “강남권 오피스텔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임대 수익률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임대 수요가 넉넉해 빈집 없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다른 지역과 달리 불황에도 탄탄한 수요층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