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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 수요 절대적으로 많아…내년에도 전세시장 불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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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는 시장경제원리로 나타나는 현상 최근 수도권에서 전세가격이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 2015년 1월부터 10월까지 10개월 동안 수도권 전세가격은 6.1%가 올랐다. 2014년 동기 대비 2.1%p가 오른 수준이다. 수도권 아파트는 8.6%가 올랐다(<표3>참조).
물가상승률 수준을 감안할 때, 상승률이 매우 높다. 특히 수도권의 전세가격 상승은 전세가격이 급등했던 2013년의 상승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수도권 전세가격 상승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이유는 전세수요 대비 전세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저금리 여파로 전세주택이 빠르게 월세주택으로 전환된 결과이다.
이와 더불어 수도권 전세가구가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2014년 기준으로 서울 전세가구는 116만 가구, 경기도 전세가구는 105만 가구이다. 두 지역의 전세가구는 221만 가구로 전국 전세가구의 62.7%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서울·경기지역은 전세가구가 많기 때문에 상승압력이 더 높다.
따라서 전세가구가 매매나 월세가구로 빠르게 전환되거나 전세주택 물량이 대량으로 공급되지 않는 한, 전세시장의 수급불일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월세가격은 <그림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세의 월세전환에 따른 물량이 증가하고 소형주택 공급이 확대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인하, 전세시장에 부정적
2015년 3월 12일 통화정책위원회 결정으로 ‘기준금리 1% 시대’를 열었다. 그 이후에 한차례 더 금리를 인하해서 11월 기준금리는 1.5%이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하는 정책당국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인하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리인하로 주택매매시장과 분양시장은 좋아질 수 있다. 대출을 받아 원리금을 상환하고 있는 가구나 향후 대출을 받을 계획을 가지고 있는 가구도 금리 인하는 좋은 소식이다. 게다가 신축주택 공급계획을 가지고 있는 건설사에게도 금리 인하는 희소식이다. 그러나 금리 인하는 전세가구에게 좋은 소식이 아니다. 월세전환 속도가 빨라져 전세주택이 줄어들면서 가격상승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3억 전세를 놓고 있는 집주인이 있다.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면서 집주인은 전세보증금 3천만원을 올리려다가 금리를 놓고 고민한다. 전세보증금 3천만원을 받아 은행에 저축하면 기존에는 2.09%(‘15.1월 기준, 신규저축기준)금리를 적용받아 이자소득세를 제외하고 연 53만원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0.25%금리가 인하되면서 예금금리도 하락해 연 46.7만원의 이자수익만 기대할 수 있다. 즉 집주인 입장에서 보면 기준금리 인하로 연 6.3만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금리인하에 따른 6.3만원의 손실을 보전하려면 집주인은 보증금을 3천만원이 아니라 3천405만원으로 올려야 한다. 당초 계획보다 보증금을 405만원을 더 올려야 금리 인하 이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전세를 유지할 마음이 있었던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3천만원이 아니라 3천5백만원까지 올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집주인은 보증금에 대한 이자수익의 3~4배가 되는 월세로 전환하는 것을 경제적인 선택이다.
<표5>는 기준금리와 전세가격의 인과관계를 살펴본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단독이나 연립과 같은 비아파트에 유의미한 영향은 없지만, 아파트 전세가격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 전세가격은 통상적으로 9~10개월 정도 기준금리를 후행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기준 금리 인하가 금리의 파급경로에 따라 장단기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비아파트보다는 보증금 규모가 커서 월세화의 속도가 더딘 아파트 전세시장에 영향이 있다. 결국 금리인하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전세가구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기준금리 1% 시대, 전세입자의 경제적인 선택은
저금리 상황에서 전세입자가 재계약을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뭘까. 주택구입, 월세전환, 전세유지 방법이 가능하다. 여전히 주택구입을 보류하고 전세를 유지하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것이 경제적인 선택일까.
<표6>은 2015년 2월 기준으로 서울시의 지역별 아파트 주택가격과 전세가격 수준을 가지고 2년 전세계약 만료시 주택구입, 전세유지, 월세전환시 추가 필요한 자금 규모와 대출을 받는 경우로 가정해서 대안별 필요자금 규모를 추정한 결과이다.
서울에서 85㎡규모의 아파트를 사려면 평균 4억이 필요하다. 전세는 전세가율 69%를 적용해 약 2억7천만원 선이다. 서울에서 평균적으로 1억3천 정도의 추가 자금만 있으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전세금 수준은 전세가율이 낮은 용산, 양천, 송파, 구로, 강남 등에서 더 많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주택을 구입한다고 했을 경우, 전세가율이 낮은 용산구는 2억 3천만원 정도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지만, 전세가율이 75%에 이르고 있는 강동구나 성북구는 1억에 못 미치는 자금만 있으면 그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반면에 전세 재계약을 하고자 한다면, 지역에 따라서 3천만원에서 9천만원선까지 준비해야 한다.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이자, 전세보증금 인상을 위한 대출 이자, 월세전환에 따른 월세가 각각 20만원, 15만원, 29만원이다. 전세입자에게 월세전환이 가장 부담스럽고, 그 다음으로 주택구입에 대한 이자부담이 크다. 여전히 전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저렴한 비용을 수반한다. 그러나 이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은 강동구, 동대문구, 광진구 등의 지역은 주택구입 대출이자 부담이나 전세자금 대출이자 부담이 큰 차이가 없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월세 전환이나 전세유지보다는 주택구입이 좀 더 경제적인 판단이 될 수 있다.
뉴욕시의 ‘월세시대’ 대처법
세계의 중심도시인 뉴욕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방 한 칸에 거실을 갖춘 소형아파트에서 살려면 우리나라 돈으로 월 330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런던도 다르지 않다. 15~20㎡ 규모의 초소형 주택의 임대료가 1주일에 우리나라 돈으로 32~43만원 선이라고 한다.
한 달에 거주비용으로 지불하는 돈이 우리나라보다 상당히 높다. 결국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임차인들은 저렴한 임차주택을 찾아서 외곽으로 밀려나거나 주거서비스 수준이 낮은 주택으로 이주할 수 밖에 없다. 주거의 질이 낮아지는 것이다. 철저히 월세중심의 임차시장에서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다.
뉴욕에는 약 214만호(2008년 기준)가 임대주택이다. 이 중 137만호가 임대료 규제대상 주택이다. 임대료 통제 대상 4만호, 임대료 안정화 대상 102만호, 기타 임대료규제 대상 31만호로 분류되어 관리된다. 이 주택들은 임대료 상승이 제한되고 임차인을 강제로 퇴거할 수 없다.
민간소유이지만 시정부의 임대료 규제대상 주택이기 때문이다. 최근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오르자 뉴욕시 ‘아파트 임대료 조정위원회’는 102만 호에 이르는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를 대상으로 1년 임대아파트의 임대료를 동결하고, 2년 임대아파트는 2% 이내로 임대료 상승폭을 제한한 것이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뉴욕시가 민간주택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임차인 보호를 위해 임대료를 규제하고 있지만, 임대인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임대료 규제대상 주택은 주택의 유지·관리비용 지원 및 보유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시정부가 지원하지 않는 주택은 임대료 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이는 독일도 다르지 않다. 공공지원주택, 세제우대주택과 같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건설한 주택을 사회주택으로 활용하고 비교임대료 제도를 두어 지나친 임대료 상승을 관리하고 있다. 일본도 특정우량임대주택, 도민주택을 두어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을 촉진하고 있다.
전세의 월세화는 시대적 흐름
최근 미국 뉴욕시에서 월세를 2년간 동결한다는 시정부의 방침을 발표했다. 뉴욕이 어떠한 도시인가. 시장원리가 철저하게 적용되는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도시가 아니던가. 임대인과 임차인의 거래관계 속에서 결정되는 월세를 시정부가 개입해서 결정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또 우리사회에 어떤 신호를 보내는 것일까.
전세의 월세화 진행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저금리·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도권 금융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성장기를 마무리하고 2~3%대의 저성장시대로 진입하면서 과거처럼 높은 집값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수요가 줄면서 전세주택이 감소하고 있다. 또한 저금리가 지속되면 집주인은 전세를 현금흐름이 보장되는 월세로 바꾸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전세가 줄고 있어 서민들은 전세를 원해도 월세로 살 수 밖에 없다.
월세로 살아야 하는 임차인에게 가장 큰 부담은 주거비 상승이다. 전세는 2년 재계약 시점에서 이사하면 보증금을 모두 되돌려 받는다. 매달 내는 돈도 없다. 그러나 월세는 어떠한가. 보증금은 전세보다 낮지만 매달 일정 수준의 소비성 비용인 월세를 내야 한다. 월세는 시장상황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지만, 대체적으로 상승분이 소득 상승분을 앞지를 뿐만 아니라 도심부에 접근성이 높을수록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지역일수록 더 비싸진다.
월세시대에 서민·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우리 정부는 공공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면서, 민간주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준공공임대주택을 더욱 활성화해서 뉴욕시처럼 임대료 규제가 가능한 민간주택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 재정이 부족한 상황을 감안해 민간자본을 활용한 뉴스테이 정책도 중산층의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바뀔 필요가 있다. 다주택자는 더 이상 투기꾼이 아니라 시장에 전월세주택을 공급하는 잠재적 임대공급자의 순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준공공임대주택, 뉴스테이주택, 다주택자 보유주택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는 다양한 지원을 아낌없이 해야 한다. 임대인과 기업이 정부의 임대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임차시장 운용이 가능하다. 월세시대의 주거안정은 정부와 민간의 협업이 있어야 실현할 수 있다.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과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해본다.
[기사보기] 출처:중앙일보
등록일 : 201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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