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80% 육박, 목동·잠실 등 1년새 전셋값 1억↑ 임대차거래 중 월세 비중 50% 넘어서…전셋값 상승 압력
"전셋값도 올랐지만 매물자체가 부족해요. 대부분 고객은 마땅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입니다."(서대문 N공인중개업소 대표)
전월세난에 시달리는 서민들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전셋값이 천정부지 치솟은 상황에서 매물품귀 현상까지 심화되며 전셋집 찾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임대차시장 구조가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집주인들이 기존 전셋집을 월세로 대거 돌린 영향에 가뜩이나 부족했던 전세매물은 시장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
주택거래 위축에 따른 전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데다 전세매물 품귀 현상도 계속되고 있어 무주택 서민 부담은 올해 더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고공행진 전셋값, 전세가율 5년새 23.4%↑ 25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말 기준 73.4%를 기록했다.
2011년 평균 50%에 불과했던 전세가율이 5년만에 무려 23.4% 포인트나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지난해 7월 처음 70%를 돌파한 이후 반년도 못돼 3% 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업계는 이같은 추세라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조만간 80%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인 전세가율이 크게 확대됐다는 것은 그만큼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랐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4.8% 오르며 2014년 연간 상승률(4.4%)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은 7.5% 급등했다.
서울의 경우 학군이 우수하거나 주거 선호도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 초 7억5000만원 선에 세입자를 받았던 송파구 잠실동 잠실 리센츠(84㎡)는 1년 사이 가격이 1억원 오른 8억5000만원 안팎에 전세시세가 형성됐다.
강북에서는 신혼부부 수요가 몰리는 길음동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랐다. 지난해 말 3억3000만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던 길음래미안1차(59㎡)는 현재 3억50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서대문 N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신혼부부나 전세 재계약을 앞둔 수요자들이 전셋집을 주로 찾지만 매물이 부족하다"며 "집을 찾기가 어렵다보니 오른 가격에 전세 매물이 나와도 하루도 못돼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월세 전환, 자취감춘 전세매물…갭투자도 전셋값 상승 원인 이처럼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배경에는 만성적인 매물 품귀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임대차시장 구조가 전세에서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전세매물 품귀현상이 더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월세 확대가 전셋값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연간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147만2398건으로 이중 월세 비중은 44.2%를 차지했다. 전년 41%에 비해 3.2%포인트 확대된 것으로 2011년과 비교하면 월세 거래 비중이 11.2%포인트 증가했다.
전세의 월세 전환 현상은 전세와 월세의 거래 건수 증감률에서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연간 월세 거래량은 같은 기간 8.3% 증가한 65만778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전세 거래량은 전년에 비해 5.1% 줄어든 82만1620건을 기록했다. 전세 거래는 줄어든 대신 월세 거래가 늘어난 것은 집주인들이 기존 전셋집을 월세로 돌린 결과로 해석된다. 전세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되며 자연스레 전세 거래도 줄어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매물의 수·급 불일치 심화가 결국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비싼 전세를 받아 매매에 필요한 자금 부담을 줄이는 갭투자가 성행한 것도 전셋값 상승의 또 다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매매시장 위축에 전셋값 상승 불가피…"전세난에 월세난도 우려" 전월세난에 따른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불안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입주물량 부족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한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월세 가격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입주가 예정된 입주물량은 13만8000여가구다.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2.4% 가량 줄어든 수준으로 봄 이사철 전세수요를 소화하기에는 부족한 물량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정부의 대출 규제 방안 발표로 주택거래 시장이 위축됐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거래경색이 심화되면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자가 늘어나게 되고 이는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고 말했다.
강남을 중심으로 월세 가격 상승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올해 상반기 예정된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만 1만 가구 이상으로 추산된다. 강남권에서는 개포주공 3단지 1160가구, 고덕주공 5·7단지 1780가구, 서초구 잠원동 한신 18·24차 440가구 등이 연이어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반포동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이주수요가 쏟아지면 매물이 충분했던 월세 물량도 품귀 현상을 빚을 수 있다"며 "안정세를 보이던 월세 가격이 강남을 중심으로 오를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