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개 단지 1만7646가구 분양 ‘청약 1순위 경쟁률 평균 10.5대 1, 최고 99대 1. ‘
서울 재건축 아파트나 수도권 인기 신도시의 청약 경쟁률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삼성물산이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서 분양한 재개발 단지(래미안 베라힐즈) 경쟁률이다. 이 아파트보다 앞선 지난달 23일 동대문구 휘경뉴타운에서 분양한 SK뷰 아파트는 청약 1순위에서 352가구(일반분양 기준) 모집에 891명이 접수했다.
서울 뉴타운과 강북권 재개발 단지에 분양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 도심에 들어서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가격이 저렴한 게 매력이다. 래미안 베라힐즈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1548만원으로 최근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재건축 단지인 신반포자이(3.3㎡당 평균 4290만원)의 절반도 안 된다.
뉴타운은 여러 재개발 구역을 묶어 계획적으로 개발하므로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분양마케팅회사인 앰게이츠 장원석 대표는 “주거환경이 잘 갖춰진 데다 전세난이 이어지면서 실수요자가 뉴타운·재개발 분양시장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권 시세도 비교해야
올해는 이런 뉴타운·재개발 단지가 대거 나온다. 부동산정보회사인 닥터아파트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뉴타운과 재개발 구역에서 44개 단지 1만7646가구가 분양한다. 2003년(1만4513가구) 이후 14년여 만에 최대 물량이다. 지하철역과 인접한 역세권 단지가 많아 직장인이라면 눈 여겨 볼 만하다.
▲ 강남에 비해 훨씬 저렴한 서울 강북 재개발 아파트 분양시장에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 [사진 삼성물산]
삼성물산이 다음달 분양하는 광진구 구의1구역은 서울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롯데건설이 5월 용산구 효창5구역에서 선보일 단지는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앞역 역세권이고, 현대건설이 다음달 은평구 녹번1-1구역에서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녹번은 지하철 3호선 녹번역 바로 앞에 있다. 현대건설 최현철 분양소장은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해 신혼부부 등 인근에서 전세 살고 있는 실수요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대림산업이 5월께 분양 예정인 관악구 봉천12-2구역이나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할 마포구 신수1구역 등지는 초·중·고교를 걸어서 다닐 수 있어 어린 자녀를 둔 수요자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흑석뉴타운은 2010년 이후 6년여 만에 신규 분양 물량이 나오고, 신길·북아현 뉴타운은 올해에도 분양을 이어간다.
이들 단지에 청약하려면 청약 예·부금이나 청약종합저축 통장이 있어야 한다. 역세권 단지나 교육 환경이 좋은 단지는 대개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되므로 통장을 만든 지 1년 이상 된 사람이 유리하다. 신혼부부나 자녀가 3명 이상이라면 특별공급을 노려볼 만하다. 대상이 많지 않은 만큼 일반 청약보단 경쟁이 덜해 당첨 확률이 높은 편이다.
청약 전에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 들러 일반분양 분양가와 조합원 입주권(동·호수 추첨이 끝난 조합원 지분) 시세도 비교해 봐야 한다. 입주권은 일반분양과 달리 분양가를 나눠 낼 수 없어 자금 부담이 큰 만큼 간혹 일반분양 분양가보다 싼 매물이 나오기도 한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분양시장의 열기가 이어지고 있어 분위기에 휩쓸려 청약을 고민하는 수요자가 많은데 시세 차익보다는 실수요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