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전세가율 83.7% '전국 최고'…의왕·고양 등 80% 웃돌아 매매전환 위축·재건축 이주수요…전세난 악재 겹쳐
"전셋값도 올랐지만 매물 자체가 부족해요. 이따금 나오는 전세도 낡은 주택이 많아 아예 월세물건을 찾는 손님이 늘었어요."(미아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
대출규제 등 악재로 주택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품귀 현상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역대 처음으로 74%선을 넘어섰다. 매매거래 위축이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형국이어서 올해에는 역대 최악의 전세난이 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74.2%로 85개월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가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1년 50%에도 못미쳤던 서울 전세가율은 5년만에 무려 24.2%포인트나 확대됐다. 지난해 7월 처음 70%를 돌파한 이후 반년 남짓 동안 4%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업계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조만간 80%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성북구 등 일부 지역은 이미 전세가율 80%선을 넘어섰다. 성북구 전세가율은 83.7%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길음뉴타운2단지푸르지오 84㎡는 16층이 4억4900만원에 매매됐으나, 같은 달 17층 전세매물도 4억1000만원에 계약됐다. 매매가격-전세가격 차액이 3900만원에 불과한 것이다.
이밖에도 △의왕 82.6% △고양 덕양구 81.6% △서울 성동구 80.7% △군포 80.5% △고양 일산서구 80% 등이 높은 전세가율을 보였다.
전체 임대차거래에서 월세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월 서울아파트 월세비중은 37.8%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 28.7%와 비교해 9.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자치구별로는 종로구가 51.0%로 가장 높았다. 이밖에 △중구 45.7% △서초구 44.7% △광진구 42.9% △강남구 42.8% △동작구 41.4% △동대문구 41.3% △성동구 40.7% △관악구 40.6% △송파구 40.5% △강동구 39.1% △마포구 39.0% △서대문구 38.2% 등이 시 평균을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세가격 상승과 매물 품귀현상이 더욱 심화되면서 역대 최악의 전세난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주택 시장의 거래 위축으로 매매전환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세난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정부의 대출규제로 주택거래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며 "거래경색이 심화되면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자가 늘어나게 되고 이는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고 말했다.
앞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000건으로 지난해 8539건과 비교해 59%수준으로 감소한 상태다. 서울 평균 전세가격은 3.3㎡당 1537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만원 가량 상승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가속화로 이주물량이 늘어난 것도 '복병'이다. 올해 서울에는 총 4만2000여가구가 정비사업으로 이주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강남4구 재개발 이주만 1만3000여가구에 달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올해는 입주물량도 많지 않은 데다 월세전환 속도도 빨라지고 있어 전세 품귀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에는 매매전환수요가 있었지만 올해에는 매매시장 전망도 좋지 못해 전세난이 완화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