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의 2014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세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3.5년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약이 통상 2년 단위인 점으로 미뤄볼 때 새로 이사한 후 한 번 정도 재계약이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전세 세입자가 한번의 재계약을 거쳐 거주하는 4년 여 동안 전세금 수준은 얼마나 변했을까? 최근 몇 년간 전세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5대 광역시 아파트 5채 중 1채는 현재 전세가격이 4년전 매매가격 수준 이상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에 아파트를 샀다면 현재 살고 있는 전셋값보다 더 싼 값에 내 집 마련이 가능했던 셈이다.
부동산114가 서울·수도권과 5대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에 있는 아파트 496만8,130가구를 대상으로 2016년 5월 현재 전세가격과 4년 전인 2012년 5월의 매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18%인 88만9,487가구는 현 전세금이 4년 전의 아파트값과 같거나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대광역시는 이 비율이 33%에 달했다.
이는 주택 임대차시장의 월세화와 대규모 재건축에 따른 이주수요 등으로 극심한 전세 품귀 현상을 빚은 가운데 전세가격이 매매가격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2012년 5월 이후 4년간 48.59%의 상승률(2016년 5월 기준)을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매매가 상승률은 2.37%에 그쳤다. 5대광역시 역시 최근 4년 동안 매매가격은 20.78% 올랐고 전세금은 32.7% 상승해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개별 단지 시세를 살펴보면 대구광역시 수성구 만촌동 `수성2차e편한세상` 전용면적 84㎡의 현재 전세가격은 4억6,500만원 선으로 4년 전인 2012년 5월 당시 매매가격인 3억3,0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광주광역시 북구 연제동 `연제1차대주피오레` 전용면적 84㎡는 현재 전세가격이 4년전 매매가격(1억3,750만원)보다 7,000만원 가량 높은 2억1,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용인시 동천동 풍림아파트 전용면적 59㎡ 전세금이 2억7,500만원으로 4년 전 매매가격 2억1,000만원에 비해 6,500만원 정도 비싸다.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의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4년 전 매매가격 수준을 넘어섰다. 대구광역시는 2016년 5월 기준 호당 평균 전세가격이 2억1,582만원으로 2012년 5월의 매매가격 1억8,750만원 대비 15% 가량 높다. 광주광역시의 현재 호당 평균 전세가격은 1억4,224만원으로 4년 전의 호당 평균 매매가격인 1억3,886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밖에 울산은 현재의 호당 전세가격이 4년 전 매매가격의 88%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전세금이 매매가격에 비해 훨씬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거나 월세로 빠르게 재편되는 임대차 시장 상황에서 전세 세입자는 저금리 대출을 활용한 내 집 마련이 유리할 수 있다. 전세금 인상과 이사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내 집에서 안정적인 주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올 들어 전세시장은 장기간 상승에 따른 부담에다 지방을 중심으로 신규 입주물량이 늘면서 오름세가 둔화되는 추세다. 전세금이 최근 3~4년처럼 한 해 7~10%씩 급등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낮은 만큼 지역의 수급여건과 본인의 대출 상환 능력을 따져 매수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