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 재건축 아파트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최근 압구정동 재건축 매물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재건축 기본계획안이 나오고 나면 동네가 크게 술렁일 것 같네요.”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인근 D공인 대표)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김수현 기자 ▲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김수현 기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대표 ‘잠룡’으로 꼽히는 압구정동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재건축 사업성을 좌우할 용적률과 층수 등 개발 방향을 담은 압구정 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이 이르면 6월 중 공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소형 면적·급매물 30여건 거래
서울시는 2014년부터 압구정 아파트지구인 현대·한양·미성아파트 24개 단지 1만334가구의 개발 기본 방향을 수립하는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시는 다음달 주민 공람을 거쳐 연내 기본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전체 24개 단지 중 22개 단지는 2014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으면서 재건축 첫 단추를 끼웠지만 기준 용적률이 마련되지 않고 구체적인 정비 방향이 세워지지 않아 재건축 추진이 어려웠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기본계획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올 2~3월부터 작은 면적의 아파트나 급매물을 중심으로 매매 거래가 늘었다.
압구정동 T공인 관계자는 “압구정동 재건축 개발기본계획이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몇 달 사이에 전용면적 82㎡ 전후 매물 30여개가 거래됐다”고 말했다.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김수현 기자 ▲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김수현 기자 현대부동산컨설팅 관계자는 “기본계획이 나와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아파트 6~7차 전용면적 144㎡ 매매가는 최근 20억~21억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됐다. 한양아파트 1차 전용면적 65㎡는 10억8000만~11억원 초반을 호가한다. 면적과 대지지분별로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 말보다 대부분 5000만~1억5000만원가량 올랐다.
◆ 재건축 준비모임 꾸려져…층고제한·임대주택 등은 변수
주민들도 사전 작업에 나섰다. 지난달 ‘구현대’로 분류되는 현대1~7차 입주민 16명으로 구성된 ‘올바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아파트 소유주를 파악하고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안중근 올바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위원은 “재건축 추진 시기가 임박해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재건축 준비 모임을 꾸렸다”면서 “구현대아파트가 통합개발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주민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재건축이 진행되도록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과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층고제한과 기부채납, 임대주택 건설 등은 향후 압구정 재건축 사업 속도를 결정할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발표한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에 따르면 한강변에 있는 압구정 재건축 아파트의 층고는 35층으로 제한되는데, 새 기본계획안은 이 기준을 그대로 따를 가능성이 크다.
서울 압구정 한양아파트. /김수현 기자 ▲ 서울 압구정 한양아파트. /김수현 기자 안 위원은 “층고를 제한하면 아파트 동 간 거리가 좁아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주민들은 원칙적으로 층고제한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양아파트 인근 J공인 대표는 “지금까지 나온 재건축 방안이라면, 재건축을 하더라도 한국의 대표 랜드마크나 고급아파트 이미지를 갖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며 “임대주택을 지어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대신 현금으로 개발이익을 환수해 가길 바라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 기본계획은 기본적으로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을 준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다음달 중 주민공람을 거쳐 연내 계획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