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과 리모델링. 1기신도시를 비롯해 노후 계획도시의 거주환경을 바꾸는 방법이다. 하지만 사업성 문제로 재건축이 쉽지 않은 지역이 적지 않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아파트 리모델링시 내력벽 철거를 불허하면서 리모델링 역시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도시 내 활용도가 낮은 부지를 개발하는 방식이다. 도심지내 빈땅을 새로 개발하거나 외곽에 위치한 부지를 대규모 주거·상업지역으로 변화시켜 활력을 불어넣자는 의도다. 안산 고잔신도시와 일산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성남시도 분당신도시 내의 적절한 부지를 찾아 개발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12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GS건설·KB부동산신탁 등으로 이뤄진 안산사동90블록PFV는 경기 안산시 고잔신도시에 위치한 안산 사동 90블록 36만9835㎡ 부지를 복합단지로 개발한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남쪽에 위치한 이 땅은 당초 자동차 경주장으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하던 업체가 부도를 맞으며 중단됐고,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방치돼왔다가 지난 6월 안산시와 안산사동90블록 PFV가 토지매매계약을 맺으며 활로를 찾았다.
GS건설 등은 이 땅을 아파트 6600가구·오피스텔 1028실 등 주거단지와 복합시설로 개발한다. GS건설은 9월 말 1차분을 분양할 예정이다. 아파트 3728가구·오피스텔 555실이다. 아파트는 59~101㎡(전용면적 기준) 3615가구와 테라스하우스·펜트하우스 등으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은 27~54㎡ 주택형이다.
안산시와 GS건설 등은 주택용지와 붙어있는 복합용지에 연구개발(R&D) 복합시설과 호텔, 공공·문화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인근 경기테크노파크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등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서울과의 접근성도 좋아진다. 국토부의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보면 이 지역에는 오는 2023년까지 신안산선의 건설이 예정돼있다. 안산을 출발해 여의도까지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일산신도시 남서쪽에는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EBS 신사옥 등 업무시설과 K-컬쳐밸리 등 문화시설이 건립되고 있다. 주거복합단지도 다수 분양됐다. 상대적으로 노후한 아파트가 많은 1기 신도시 특성상 청약자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GS건설과 현대건설·포스코건설이 공급한 킨텍스원시티는 1949가구 모집에 1만185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개월여만에 모두 완판됐고 오피스텔 170실은 주인을 찾는데 불과 하루면 충분했다. 한화건설이 선보인 1880가구 규모 주거복합단지인 킨텍스 꿈에그린도 인기를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한 계획도시에 거주하는 이들은 인프라 시설이 풍부하다는 것에 만족하지만 아파트가 낡은 것을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다"며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인접한 곳에 선보이는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1기 신도시의 대명사인 분당신도시도 '빈땅 개발'에 나섰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분당구 서현동 110 일대 24만여㎡를 상업·주거용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율동공원 초입에 위치한 이 땅은 분당의 중심지인 서현역과 직선거리로 1.2km 가량 떨어져있는 곳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강화 방안에 따라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공급 촉진지구 지정을 검토하던 땅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공사에서 성남시에 구역지정 제안을 했다"며 "성남시에서 수용통보를 하면서 경기도시공사가 뉴스테이 사업 의지를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도시개발사업 구역 지정을 위한 용역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계획에 따라 주거·상업복합지구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개발계획안 등은 용역이 끝나는 내년 10월쯤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