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감정평가업계 사이 마찰을 불러일으켰던 ‘감정평가 선진화 3법’ 하위법령이 내달부터 시행돼 감정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련 법률’과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한국감정원법’의 시행령이 지난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하고 하위 시행규칙 등도 마련됨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고 31일 공포했다. 감정평가 선진화 3법 중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은 전부 개정됐으며 나머지는 모두 제정됐다.
3법은 △감정평가의 객관성·공정성 강화 △부동산 공시가격의 적정성·효율성 개선 △공공기관(한국감정원) 기능조정을 위해 재개정된 법으로 이번에 공포된 시행령·시행규칙에는 법 운영을 위한 기준·절차 등이 구체적으로 규정됐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한국감정원이 감정평가 업무를 하면서 민간에 대한 관리·감독까지 수행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평가업무를 포기하고 관리·감독 역할에만 집중하게 된 셈이다. 감정원은 이번 법령 제정으로 감정평가 업무에서 철수함에 따라 민간업계와의 업역 논란은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와 감정원, 감정평가업계는 지난해 감정평가 3법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마찰을 빚은 데 이어 올해 1월 정부가 마련한 3법의 하위법령을 두고도 정면충돌했다. 감정평가업계는 법령들이 감정원에 유리하게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3법에서는 우선 감정평가의 객관성·공정성 강화를 위해 감정평가업자 추천제를 도입한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가 추천을 요청받은 경우 전문성, 업무실적, 조직규모 등을 고려해 7일 이내에 추천토록 하고 세부적인 추천기준은 협회에서 마련한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감정평가사들이 중립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다.
감정평가 타당성 조사도 실시된다. 국토부에서 업계 지도·점검, 감정평가 표본조사(무작위 추출방식의 개략조사) 등의 결과에 따라 직권으로 타당성 조사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종전에도 직권으로 타당성조사를 할 수 있었으나 직권조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해 감정평가 의뢰인 요청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조사를 실시해 감정평가 전반에 대한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일반적인 토지 감정평가의 경우 도시지역은 3년 이내, 비도시 지역은 5년 이내에 거래된 신고가격 중 감정평가사가 적정하다고 판단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감정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정보체계 등록범위를 종전 보상평가에서 소송·공매 평가까지 확대했다.
공시가격의 적정성과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선 종전에 감정평가사들이 수행하던 표준주택·개별(단독)주택가격 조사·검증 업무를 감정원이 전담한다. 아울러 비주거용 부동산 가격공시와 관련된 세부 기준·절차를 신설했고, 부동산공시가격시스템에 공시 예정가격의견제출 방법 등을 공지해 소유자가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공시가격 적정성 제고를 위한 규정들도 보완했다.
이밖에 공공기관의 기능도 조정된다. 법에서 감정원은 감정평가업무에서 철수하되 △부동산 가격공시 △부동산 조사·통계 △부동산 시장 적정성 조사·관리 △부동산 관련정보의 제공·자문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 적정성 조사·관리 업무를 부동산투자회사 등의 업무검사와 감정평가 타당성 기초조사, 보상평가서 검토, 주택정비사업 관리처분계획의 타당성 검증, 금융기관 등이 의뢰하는 담보평가서 검토로 구체화했다. 감정평가 3법 시행령·시행규칙은 국가법령정보센터(www.law.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